한 줄 요약: 서도호 작가가 30년의 예술적 여정을 담은 대규모 개인전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인다.
2026년 8월 26일자 기사 기준.
집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물리적인 거처를 넘어, 기억과 습관을 박제하는 장소라면 그 실체는 무엇인가. 서도호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그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하려 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약 500점에 달하는 방대한 작품들을 나열한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천으로 만든 집 설치 작업부터, 최근의 화두인 부성애를 다룬 작업까지 포함되어 있다. 30년 전 서울에서의 초기 작업부터 현재 런던에서의 삶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발자취가 파동처럼 나열된다.
전시는 'Seed Bank'라는 공간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한옥에서의 기억이 담긴 목조 조각 등 초기 기록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어지는 'Small Gate'나 'Perfect Home' 같은 작업들은 우리가 지나쳐온 익숙한 문손잡이, 콘센트, 스위치 같은 사소한 오브제들을 반투명한 천과 철제로 재구성해 놓았다.
작가의 시선은 개인의 정체성을 넘어 공동체로 확장된다.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을 극도로 축소하여 벽면을 채운 'Who Am We?' 같은 작업은 개인이 집단 속에서 어떻게 규정되는지를 보여준다.
최근작들은 가족과 부성애라는 보다 개인적인 영역으로 침잠한다. 자신의 옷에 가족의 옷에서 잘라낸 주머니를 붙인 'Memory of Love' 같은 작품은, 기억을 붙잡으려는 시도가 얼마나 애틋하면서도 공허할 수 있는지를 넌지급하게 드러낸다.
1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재구성된 환영일 뿐이다. 이번 전시는 내년 일본 도쿄와 홍콩으로 이어진다고 한다.